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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식품과학

프로바이오틱스의 불편한 진실

by TMI UNIVERSE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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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한국원자력의학원 장성재 님의 BRIC view 동향리포트, "프로바이오틱스의 진실과 허구"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정의는 다음 글을 참조:

2021.07.12 - [과학/식품과학] - 포스트바이오틱스 유산균? 유익 미생물 개념정리

 

이전 글에서 다뤘던 프로바이오틱스의 현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현재도 기능성을 입증하여 상대적 고가에 판매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은데, 이들의 건강 증진 효과는 허구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살아있는 세균이라는 특성 상, 목표로 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아닌 다른 미생물이 혼합되어 있을 확률 또한 매우 높습니다.

 2014년 미국 CDC는,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영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 감염원은 아이가 섭취한 유산균 보충제의 곰팡이 오염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미국 조지타운 연구팀은 연구수행일 기준, 지난 3개월간 생산된 프로바이오틱스 유제품 93종 중 67종의 제품에서 표기사항과 다른 종의 균주 또는 혼합 균주가 검출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2006년 스웨덴의 50대 여성은 매일 유산균 제품을 섭취하다 패혈증으로 사망했으며, 2018년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사망사례가 있던 해, 이주훈 경희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장기 출혈이 있거나 천공이 있을 경우 또는 면역체계가 약화된 사람이 프로바이오틱스를 과다 섭취하면 패혈증 등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을 겪을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아닌 다른 미생물의 혼입은 인체 건강에 중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데, 이러한 위험성을 감수할 정도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기능성이 뛰어날까요?

 

 

프로바이오틱스는 치료제가 아니다

 국립 암 센터의 김미경 박사는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에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일부 동물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실제 사람에게 적용한 대부분의 임상 연구 결과 효과가 그다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광고로 인해 소비자들은 이를 치료제와 같은 약물로 인지하고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보조식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약물과 같은 효능에 대한 관리, 안전성에 대한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공급된다는 것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에서 생존하고 증식하더라도 장내 미생물 생태계 전체 구성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습니다. 인간의 장에는 약 39조 마리의 미생물이 있으나, 프로바이오틱스 제공량은 1억~수천억 마리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이 모두 장까지 도달하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케임브리지 건강연합의 피터 코헨 (Pieter A. Cohen) 박사가 2018년 JAMA Internal Medicine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과거에 빵을 발효시키는 데 무언가가 사용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생균의 형태나 고용량으로 직접 이들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과학적 근거

프로바이오틱스는 산업적으로 유망하며 건강 및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모순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결과 또한 많습니다.

Rondanelli et al., 2017. Using probiotics in clinical practice: Where are we now? A review of existing meta-analyses.  Gut microbes, 8 (6), 521-543.

2017년, 이탈리아 팔비아 의과대학 연구팀은 대사질환, 장 관계 질환, 알러지성 질환, 호흡기 감염질환, 간 질환, 기타 질환에 대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임상 시험 효능을 리뷰했습니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특정 형태의 설사 및 호흡기 감염의 예방에서만 증거에 기반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2019년, Nature Medicine에 게재된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텔아비브 소우라스키병원과 독일 암센터 암-미생물총 연구단의 국제 공동 연구진의 최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가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조건 목록에 염증성 장 질환 및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호흡기 감염을 예방한다는 개념에 대한 언급은 피했습니다.

 

Zmora et al., 2018. Personalized gut mucosal colonization resistance to empiric probiotics is associated with unique host and microbiome features. Cell,  174 (6), 1388-1405.

2018년, Cell 지에 게재된 이스라엘 와이즈먼 연구소와 텔아비브 소우라스키병원, 텔아비브 의과대학의 공동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 미생물총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적 자세하게 연구했는데, 연구팀은 분변만이 아닌 내시경을 통해 장내 미생물총의 변화를 세부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변과 장내 미생물총의 균주에는 큰 차이가 있어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내 미생물총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작동 방식과 위치는 개인의 미생물총과 유전학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결론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단일한 제형의 프로바이오틱스가 효과적이지는 않을 수 있으며, 대상자별로 사용되는 미생물의 종류나 수가 개인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가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또한 연구팀은 항생제를 복용한 후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며, 장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미래 

프로바이오틱스가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약품의 형태로 판매되어야 하며, 모든 질병에 적용 가능한 만능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건강의 이점을 얻기 위해 체 내의 미생물총을 조절함으로써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초창기 연구라는 것입니다.

 코헨 박사는 “프로바이오틱스 및 생균제의 이점이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는 증거가 지금보다 강력해질 때에야 내 환자들에게 내가 처방하는 모든 종류의 약물과 마찬가지로 추천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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