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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현고 학생 사건을 보며, 학군과 성적에 대한 단상

by TMI UNIVERSE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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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실종된 서현고 학생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분당에서 초중고를 다 보낸 저는 학생이 머문 장소들을 잘 알고 있다 보니 더욱 안타까웠는데요. 최근 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진 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 더욱 씁쓸합니다.

씁쓸한 한국의 학벌주의

 앞서 적었듯이 저는 초, 중, 고를 모두 분당에서 보냈습니다. 전통적인 학군지인 분당은 그 명성으로 인해 현재도 높은 아파트 가격, 상급지 취급을 받고 있죠. 하지만 제 초중고를 돌아봤을 때 행복했을까요? 중학교 1학년 때 집이 용인으로 이사를 갔지만 저는 계속해서 분당으로 학교를 다녔고, 분당에서 학원을 다녔습니다. 열네 살부터 저는 하루 왕복 두 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셈이죠. 단순히 분당이라는 학군을 위해서였고, 이는 부모님의 욕심이 컸죠. 성적이 좋을 수가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이번 일은 제 경우와는 조금 다르지만, 결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욕심. 그 욕심으로 인해 공부기계가 되어야만 하는 자녀… 사건 전날 아버님께서 약하게 꾸짖으셨다 하는데, 그 약함이 아이한텐 생사를 가로지을 정도로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양육관이 아닐까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은 부모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못되길 바라겠냐만, 아이의 현재 상태를 알지 못한 채 학업에 대한 압박만 하는 것은 부모의 욕심입니다. 제 경우, 고3 6월까지 공부에 전혀 흥미가 없었습니다. 부모님의 압박이 너무 심했거든요, 어린 시절부터 저는 시키면 더욱 하기 싫어했고, 저를 가만히 뒀을 때 알아서 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이걸 수능 5개월 전에 깨달으셨고, 그 이후 성적은 수직 상승했죠. 군 제대 후 대학교에 때도 매 학기 과 수석, 또는 차석을 놓치지 않았는데 이 또한 제가 알아서 하고자 하는 습성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습성들을 부모님이 찾아내고, 그 방향대로 지원을 해준다면 더 좋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당 학생에 대하여 많은 소문들이 돌고있지만, 저는 본질적으로 그 학생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큽니다. 성장기 자연스러운 행동들을 부모 또는 타인에 의해 억압받는다면, 억제되는 게 아니라 다른 방면으로 표출됩니다. 학생의 커뮤니티 활동 등을 발굴하여 조리돌림 하는 행위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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