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와상환자가 일반병실로 이동하고, 뇌의 회복기가 되면 보호자로서는 지옥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이전 글처럼 마비증세로 움직이지 못하실 경우 주기적인 체위변경 및 식사&약 투여 시간 이외에는 일종의 자유? 시간이 주어지는데요, 물론 환자 바로 옆에 붙어있어야 하지만 심적인 자유는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뇌가 회복되기 시작하고, 각종 불편함이 환자의 뇌로 전달이 되면, 환자의 몸부림이 시작되고 보호자의 자유는 없어집니다...
뇌출혈 환자의 회복기의 특이적 움직임
1. 매우 불편한 콧줄을 빼려고 합니다. 콧줄을 뺄 경우 다시 끼우는 과정에서 식도 및 호흡기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 과정이 환자에게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심지어 콧줄 비급여). 저희 아버지의 경우 콧줄을 자주 빼셔서... 결국 손을 침대난간에 묶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던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섬망이 강하게 오셨었습니다.
2. 말을 하기 시작하시는데, 사실 말이라기보다는 웅얼거림에 가깝습니다. 환자와 보호자 간의 대화가 안되니 환자도 답답하고, 보호자도 답답한 순간이 오지요.
3. 움직임이 격해집니다. 와상환자의 경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으므로 하루종일 누워있는데, 회복이 되기 시작하고 마비가 풀리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병원 침대에 앉으려고 하시더라고요. 몸에서 움직이는 근육은 팔이랑 다리 조금뿐이셨지만 반동을 주어서라도 일어나려고 하시는 과정을 새벽 세시에 자다가 깨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움직임들이 있고, 그 움직임들이 보호자를 힘들게 하는 건 맞습니다만 환자의 회복이라 생각하니 버틸 수 있겠더라구요.
뇌출혈 환자의 섬망, 보호자 멘탈 케어 하자
뇌출혈 환자의 섬망은 뇌의 회복기에 일어나는 정신상태의 혼란입니다. 회복 초기 및 중기에 발생하는 증상인데요, 극초기 환자의 섬망은 보호자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적으나, 회복이 조금 진행된 환자의 섬망은 보호자에게 큰 고통이 됩니다. 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 섬망 환자는 무조건 주삿바늘 뽑더라고요. 같은 병실을 쓰던 한 환자는 섬망 증세로 인해 밤마다 소리를 지르셨는데, 정말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경우 손을 묶으시면서 섬망 증세가 강해지셨는데, 주로 나타난 증상은 폭언이었습니다. 물론 혀가 풀려 말을 하시게 된 것은 감사했으나, 폭언이 정말 멘탈을 깨부수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주말 간병을 하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 당시 상처가 되어 트라우마가 된 말이 있습니다. "넌 안될 놈이니까 안될 거야"라는 말이었죠. 지금 생각해봐도 참 힘든 시간이었네요. 저는 처음 겪어보는 현상이었기에 멘탈 케어에 실패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보호자분들께서도 사실상 멘탈 케어는 힘들겠죠. 그리고 섬망증세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회복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니까요. 하지만 버텨내세요, 좋은 날 옵니다. 이후 아버지께서는 잘 안 움직이는 손으로 제 넥타이를 매어 주셨고, 저는 그 상태로 면접을 본 회사에 지금도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섬망 증세는 이 이후 재활치료 중에도, 재활병원으로 전원 했을 때도 이어졌지만, 제 멘탈은 점점 더 단단해졌고 버틸 수 있겠더라고요. 힘드시겠지만 버텨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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